티스토리 뷰
목차

솔직히 저는 마블 영화가 40편 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어벤져스: 둠스데이' 예고편이 공개된 지 며칠 만에 유튜브 조회수 300만을 넘겼다는 소식을 보고 나서야, 미뤄두기만 했던 순서 정리를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거든요. 평일엔 도무지 시간이 안 나는 워킹맘 입장에서, 막막하게 쌓인 시리즈를 어디서 끊을지 직접 분류해봤습니다.
마블 영화, 왜 순서가 헷갈리는가
처음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접하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이 "개봉 순서로 볼 것인가, 시간순으로 볼 것인가"라는 선택지입니다. 여기서 MCU란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공식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의미하는데, 각각의 작품이 같은 세계관 안에서 서로 연결되도록 설계된 것이 핵심입니다.
제가 처음 이 고민을 했을 때, 개봉 순서와 극 중 시간순(크로노로지컬 오더)이 이렇게까지 다를 줄은 몰랐습니다. 크로노로지컬 오더란 극 중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나는 시간대를 기준으로 나열한 순서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는 2011년 개봉작이지만 배경은 1940년대라, 시간순 기준으로는 MCU 전체에서 가장 앞에 옵니다.
제 경험상 처음 입문한다면 개봉 순서가 훨씬 낫습니다. 영화 안에 심어둔 복선과 떡밥이 회수되는 구조 자체가 개봉 순서에 맞춰 설계돼 있거든요. 반대로 시간순은 세계관 전체를 연대기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에게 더 적합한 방식으로 보입니다.
페이즈(Phase) 구조로 보는 MCU 전체 흐름
MCU는 현재까지 페이즈(Phase) 1부터 6까지 나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페이즈란 마블 스튜디오가 작품들을 묶어 발표하는 공식 단위로, 페이즈가 바뀔 때마다 메인 빌런과 세계관 규모가 달라집니다. 이 흐름을 큰 줄기만 짚어두면 개별 영화들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건지 이해가 훨씬 빠릅니다.
페이즈 1(2008~2012)은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같은 히어로를 각각 단독 소개한 뒤 첫 팀업인 '어벤져스'로 마무리하는 구조입니다. 페이즈 2(2013~2015)에서는 우주 세력이 등장하며 세계관이 급격히 확장되고, 페이즈 3(2016~2019)은 타노스와의 전면전을 담은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으로 1차 완결을 맺습니다. 페이즈 4~5(2021~2024)부터는 멀티버스(Multiverse) 개념이 본격 도입됩니다. 멀티버스란 동일한 인물이나 사건이 서로 다른 평행 세계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설정을 뜻하며, '노 웨이 홈'과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가 이 개념의 입문작으로 꼽힙니다. 그리고 페이즈 6(2025~)에서는 이 모든 멀티버스의 충돌이 '어벤져스: 둠스데이'로 수렴되는 구조입니다.
- 페이즈 1 (2008~2012): 아이언맨·토르·캡틴 아메리카 단독 소개 → 어벤져스 첫 팀업
- 페이즈 2 (2013~2015): 윈터 솔져·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우주 세력 등장, 세계관 확장
- 페이즈 3 (2016~2019): 시빌 워·인피니티 워·엔드게임 → 타노스와 전면전, 1차 완결
- 페이즈 4~5 (2021~2024): 노 웨이 홈·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데드풀과 울버린 → 멀티버스 본격화
- 페이즈 6 (2025~): 브랜드 뉴 데이·어벤져스 둠스데이 → 멀티버스 대전쟁으로 수렴
스파이더맨·어벤져스 라인, 핵심 분석
마블 영화 순서 문의 중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케이스가 스파이더맨입니다. 제가 직접 주변에 물어봐도 "스파이더맨이 세 명이라는 걸 몰랐다"는 반응이 절반이었습니다. 토비 맥과이어, 앤드루 가필드, 톰 홀랜드 세 배우가 각각 다른 세계관에서 스파이더맨을 연기했는데, 앞의 두 라인은 MCU와 무관한 독립 시리즈입니다. MCU 순서만 챙기신다면 톰 홀랜드 라인만 따라가면 됩니다.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에 처음 깜짝 등장하며 MCU에 합류했습니다. 이후 흐름은 홈커밍(2017) → 인피니티 워(2018) → 엔드게임(2019) → 파 프롬 홈(2019) → 노 웨이 홈(2021) → 브랜드 뉴 데이(2025) 순입니다. 여기서 '브랜드 뉴 데이'는 '노 웨이 홈' 이후 약 5년의 공백 끝에 등장한 작품으로, 스파이더맨 시리즈로는 네 번째 작품이자 세컨드 트릴로지의 첫 번째입니다. 올해 국내 흥행 3위, 464만 관객 돌파(출처: 영화진흥위원회 KOBIS)라는 수치가 이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강하다는 걸 방증합니다.
어벤져스 라인은 개봉 순서 = 시간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벤져스 시리즈만큼은 개봉 순서와 극 중 시간대가 거의 일치합니다. '어벤져스'(2012)부터 시작해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인피니티 워'(2018), '엔드게임'(2019)으로 이어지는 4편이 그 흐름인데, 지상전 위주였던 1편에서 우주로 무대가 넓어지고, 시간 여행을 거쳐 이번 '둠스데이'의 멀티버스 대전쟁으로 수렴하는 구조가 매우 정교합니다.
'어벤져스: 둠스데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여기에 최근 멀티버스 요소를 다룬 '데드풀과 울버린'을 더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멀티버스 설정이 왜 등장했는지, 어떤 위협으로 연결되는지를 이 작품이 상당 부분 설명해주거든요. 제 경우엔 이 한 편을 빠뜨렸다가 '둠스데이' 예고편의 절반을 못 따라갔습니다.
시간 없는 분을 위한 압축 정주행 순서
제가 직접 여러 순서를 비교해본 결과, 평일엔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 분들을 위한 압축 루트는 7편으로 정리됩니다. '아이언맨'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 '어벤져스'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인피니티 워' → '엔드게임'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순서입니다. 이 7편만으로도 MCU의 큰 줄기인 어벤져스 결성, 세계관 균열, 타노스 전쟁, 멀티버스 입문까지 흐름이 연결됩니다.
그중에서도 시간이 가장 빠듯하다면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 두 편이 최후의 마지노선입니다. 타노스와의 전쟁이 어떻게 끝났는지, 그 이후 세계관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이 두 편이 담고 있기 때문에, '둠스데이'의 멀티버스 대전쟁 설정이 왜 필요했는지가 여기서 출발합니다. 실제로 MCU 역대 흥행 1·2위가 '엔드게임'과 '인피니티 워'라는 점(출처: Box Office Mojo)도 이 두 편의 완성도를 방증합니다.
한 가지 더 짚어두고 싶은 건 연령 등급입니다. MCU 대부분의 작품이 12세 이상 관람가지만, 실제 전투 장면의 강도는 편차가 꽤 큽니다. 제 경험상 초등 저학년 아이와 함께 보기에는 '앤트맨'이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처럼 액션보다 유머와 모험에 가까운 작품부터 시작하는 게 훨씬 무리가 없었습니다. 12세 등급이라도 부모가 먼저 한 편씩 확인하고 같이 보는 쪽을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블 영화 처음 보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A. 처음이라면 2008년 '아이언맨'부터 개봉 순서(릴리즈 오더)로 따라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복선과 캐릭터 관계가 개봉 순서에 맞게 설계되어 있어서, 시간순(크로노로지컬 오더)보다 훨씬 몰입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7편 압축 루트를 먼저 완주하고 빠진 작품을 채워가는 방식도 효과적입니다.
Q. 스파이더맨 영화 순서가 너무 헷갈려요. 세 명이 맞나요?
A. 맞습니다. 토비 맥과이어, 앤드루 가필드, 톰 홀랜드 세 배우가 각기 다른 세계관에서 스파이더맨을 연기했습니다. 앞의 두 라인은 MCU와 별개의 독립 시리즈이므로, MCU 순서를 정리할 때는 톰 홀랜드 라인만 챙기면 됩니다. 시작점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입니다.
Q. 어벤져스 둠스데이 보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가 있나요?
A. 최소한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은 필수입니다. 여기에 멀티버스 개념을 먼저 접하고 싶다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데드풀과 울버린'을 추가하면 '둠스데이'의 설정이 훨씬 명확하게 이해됩니다. 이 네 편만 챙겨도 예고편에서 등장하는 주요 맥락을 놓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Q. 페이즈 4~5 작품을 다 안 봐도 둠스데이를 이해할 수 있나요?
A. 완벽한 이해는 어렵지만, 핵심 줄기만 잡는 건 가능합니다. 페이즈 4~5는 멀티버스 개념의 심화 과정이기 때문에, 최소한 멀티버스가 처음 본격 등장하는 '노 웨이 홈'과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 그리고 '데드풀과 울버린' 정도는 챙기시는 게 좋습니다. 나머지 작품들은 '둠스데이' 이후에 채워봐도 세계관 이해에 큰 손실은 없습니다.
결론
40편 가까이 쌓인 시리즈를 앞에 두고 막막했던 건 저만의 감정이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MCU는 페이즈라는 큰 단위로 묶여 있고, 어벤져스 라인은 개봉 순서가 곧 시간순이라는 점, 스파이더맨은 톰 홀랜드 라인만 추리면 된다는 점, 이 두 가지 기준만 잡아도 40편이 7~10편으로 압축됩니다. 제 경험상 "처음부터 다 봐야 한다"는 부담이 오히려 정주행을 계속 미루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어벤져스: 둠스데이' 예고편 300만 뷰가 말해주듯, 지금이 마블을 다시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입니다. 먼저 7편 압축 루트로 흐름을 잡고, 주말마다 빠진 작품을 한 편씩 채워가는 방식을 권합니다. 저도 지금 그 순서대로 다시 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