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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안야 테일러 조이를 한동안 "퀸스 갬빗 그 배우"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필모그래피를 처음부터 하나씩 따라가다 보니, 이 사람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얼마나 다른 방향으로 성장해 왔는지 새삼 놀라게 됐습니다. 2015년 독립 공포영화 한 편으로 시작해 불과 10년 만에 듄과 매드맥스 프랜차이즈의 주인공 자리까지 올라선 여배우, 그 궤적을 제 시선으로 정리해봤습니다.
필모그래피로 본 10년의 궤적
처음 안야 테일러 조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작품은 2015년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더 위치>였습니다. 당시 저는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라는 말만 듣고 별 기대 없이 봤는데, 그게 실수였습니다. 주인공 토마신을 연기한 안야의 눈빛은 설명이 안 될 정도로 이상하게 오래 남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더 위치>는 단순한 공포 장르가 아니라 아트 하우스 호러(Art House Horror)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아트 하우스 호러란 상업적 공포 코드보다 심리적 공포와 미장센, 상징성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장르를 의미합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 소름이 끼치는 건 귀신 때문이 아니라 배우의 표정과 침묵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2017년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23 아이덴티티>에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납치된 소녀 케이시 쿡 역을 맡아 극도의 감정 절제와 폭발을 오가는 연기를 보여줬는데, 제 경험상 이런 심리 스릴러에서 조연이 주연보다 강하게 기억에 남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글래스>(2019)까지 이어지는 유니버스의 시작점이기도 했습니다. 샤말란 유니버스란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이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 <글래스>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한 시리즈를 뜻합니다.
2020년은 제가 보기에 안야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었습니다. 제인 오스틴 원작 <엠마>에서 코믹하고 발랄한 주인공을 소화하더니, 같은 해 넷플릭스 미니시리즈 <퀸스 갬빗>에서 체스 천재 베스 하먼을 맡아 골든 글로브와 미국배우조합상(SAG Awards)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했습니다. 미국배우조합상이란 미국 내 배우들이 동료 배우를 직접 투표로 선정하는 상으로, 업계 내부의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에서 오스카 전초전으로도 불립니다. 제가 <퀸스 갬빗>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체스라는 소재가 이렇게 긴장감 넘치게 느껴질 줄은 몰랐거든요.
주요 필모그래피 한눈에 보기
- <더 위치> (2015) —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토마신 역
- <23 아이덴티티> (2017) — 샤말란 유니버스 출발점, 케이시 쿡 역
- <엠마> (2020) — 제인 오스틴 원작, 엠마 우드하우스 역
- <퀸스 갬빗> (2020) — 골든 글로브·SAG Awards 여우주연상, 베스 하먼 역
- <더 노스맨> (2022), <메뉴> (2022) — 장르 확장기
- <듄: 파트 2> (2024),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2024) — 블록버스터 주연 안착
퀸스 갬빗 이후, 그리고 성장의 방식
<퀸스 갬빗> 이후 안야가 선택한 작품들을 보면서 제가 느낀 건, 이 배우가 "지금 잘 나가는 것"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고 나서도 상업적으로 안전한 길만 택하지 않았습니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2021)에서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 특유의 심리적 미로 속에서 매혹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인물 샌디를 연기했습니다. 제가 직접 봐도 이 역할은 꽤 까다로운 선택이었습니다. 관객에게 동정도, 혐오도, 연민도 동시에 받아야 하는 인물이거든요.
2022년 <더 노스맨>에서는 바이킹 시대를 배경으로 강인한 여전사 올라를 맡았고, 같은 해 <메뉴>에서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을 배경으로 한 블랙 코미디의 중심에 섰습니다. 파인 다이닝이란 고급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정교하고 의식적인 식사 경험을 뜻하는데, 영화 <메뉴>는 이 세계를 날카롭게 해부하는 풍자극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안야가 코미디 타이밍도 갖추고 있다는 걸 처음 실감했습니다.
2024년에는 두 편의 대작에서 동시에 주인공을 맡았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파트 2>에서는 엘리아 아트레이데스 역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등장했고, 조지 밀러 감독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에서는 젊은 퓨리오사를 직접 연기했습니다. 운전면허도 없는 배우가 스턴트를 직접 소화했다는 점, 제 경험상 이런 이야기는 홍보용 멘트로 가볍게 흘려듣기 쉬운데 실제 액션 장면을 보면 진짜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안야는 1996년 4월 1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출생으로, 어린 시절 대부분을 아르헨티나에서 보냈습니다. 6살에 런던으로 이주할 때까지 영어를 배우길 거부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영어를 배우면 아르헨티나로 돌아갈 수 없다고 믿었다는 거죠. 미국·영국 이중 국적에 스페인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이 독특한 배경이 그녀만의 이국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영향을 줬을 거라고 제 경험상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학창 시절에는 눈 사이가 넓은 외모 때문에 왕따를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외모가 나중에 모델 에이전시의 눈에 띄는 계기가 됐고, 결국 연기까지 이어지는 발판이 됐습니다. 캐스팅 디렉터(Casting Director)의 역할이 여기서 결정적이었는데, 캐스팅 디렉터란 영화나 드라마에서 각 역할에 적합한 배우를 찾아 연결하는 전문직을 말합니다. 안야의 경우 모델 활동 중 우연한 캐스팅 제안이 배우 커리어의 출발점이 됐습니다(출처: IMDb 안야 테일러 조이 프로필).
2022년에는 배우 겸 뮤지션 말콤 맥레이와 뉴올리언스에서 약식으로 먼저 결혼하고, 2023년 베네치아에서 본식 웨딩을 올렸습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는데, 사적인 공간은 철저히 지키면서도 작품으로는 계속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이 개인적으로는 꽤 인상적으로 보였습니다(출처: Variety — 안야 테일러 조이 관련 기사).
자주 묻는 질문
Q. 안야 테일러 조이 국적이 어디인가요?
A. 미국과 영국 이중 국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996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대부분을 아르헨티나에서 보냈고 6살 때 영국 런던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래서 배경 자체가 꽤 복잡하고 독특합니다.
Q. 퀸스 갬빗이 어떤 상을 받았나요?
A. 안야 테일러 조이는 2020년 넷플릭스 미니시리즈 <퀸스 갬빗>으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과 미국배우조합상(SAG Awards)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직접 봤을 때도 수상이 납득될 만큼 압도적인 연기였습니다. 이 작품이 그녀를 세계적인 스타로 올려놓은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Q. 안야 테일러 조이 데뷔작이 뭔가요?
A. 공식 데뷔는 2014년 영국 드라마 <인데버> 단역 출연입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2015년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공포영화 <더 위치>였습니다.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었고, 안야의 강렬한 연기가 당시 평단에서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Q. 안야 테일러 조이 결혼했나요?
A. 네, 현재 배우 겸 뮤지션 말콤 맥레이와 결혼한 상태입니다. 2022년 뉴올리언스에서 먼저 약식으로 결혼한 뒤, 2023년 베네치아에서 본식을 올렸습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는데, 사생활을 거의 공개하지 않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퓨리오사에서 안야가 직접 스턴트를 했나요?
A. 네, 실제로 운전면허가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촬영 당시 일부 스턴트를 직접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 경험상 홍보성 멘트겠거니 했는데, 실제 영상을 보니 진짜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결론
안야 테일러 조이의 필모그래피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이 배우가 특정 이미지에 고정되는 걸 스스로 거부해왔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습니다. 아트 하우스 호러로 시작해 시대극, 심리 스릴러, 블랙 코미디, 바이킹 액션, 그리고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까지.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10년 안에 소화한 배우는 솔직히 많지 않습니다.
2025년 <더 캐니언>과 2026년 <듄: 파트 3>이 예정되어 있으니, 앞으로의 선택들도 꽤 볼 만할 것 같습니다. 관심이 생기셨다면 <더 위치>와 <퀸스 갬빗>부터 시작해보시는 것을 저는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