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부고니아를 보고 나서는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단순한 SF 스릴러가 아니었어요. 누가 맞고 틀렸는지 끝까지 판단을 유보하게 만드는 영화였고, 결말에서 그 판단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원작 《지구를 지켜라!》와 부고니아,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라졌나부고니아의 뿌리는 2003년 장준환 감독이 만든 한국 SF 영화 《지구를 지켜라!》입니다. 제가 직접 원작을 다시 찾아봤는데, 외계인을 의심하는 평범한 남자가 대기업 CEO를 납치한다는 뼈대는 놀라울 정도로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란티모스는 이 뼈대 위에 2020년대 미국의 맥락을 완전히 다시 입혔어요.원작이 IMF 직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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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7.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