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연상호 감독의 좀비물이 다시 나와도 부산행만큼의 충격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군체》를 실제로 보고 나서 그 생각이 반쪽짜리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좀비 설정만큼은 제가 본 한국 장르 영화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했습니다. 문제는 그 설정을 둘러싼 인간들의 이야기였는데, 그 간극이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군체 좀비 설정 — 이건 진짜 새로웠습니다《군체》의 핵심 설정은 군집 지성(Swarm Intelligence)입니다. 여기서 군집 지성이란, 개별 개체가 정보를 공유하며 하나의 거대한 집단으로 통합되어 지능적으로 행동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개미나 벌처럼 단독으로는 단순하지만 집단이 되면 정교하게 움직이는 그 원리를 좀비에게 적용한 겁니다. 부산행의 좀비가 소..
솔직히 저는 타짜를 처음 볼 때 '화투 도박 영화'라는 선입견 때문에 별 기대를 안 했습니다. 그런데 139분이 1시간처럼 지나갔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도 한참 자리에서 못 일어났습니다. 2006년 개봉 당시 586만 관객을 동원한 최동훈 감독의 이 작품은, 도박이라는 소재를 빌려 인간 욕망의 민낯을 정면으로 들여다본 느와르입니다.줄거리와 구조 분석 — 챕터 분절이 만든 속도감영화는 가구공장 직공 고니(조승우 분)가 박무석 일행의 화투판에 끼었다가 3년치 돈을 통째로 날리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 판이 타짜들이 짜고 친 판이었다는 걸 알게 된 고니는 낫을 들고 창고로 쳐들어가고, 거기서 전설의 타짜 평경장(백윤식 분)을 만나 그의 제자가 됩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 도입부가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전남편과 현남편이 공조한다'는 설정이 단순한 낚시성 마케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107분을 다 보고 나서야 이 설정이 영화의 핵심 동력이었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2026년 6월 19일 개봉한 박규태 감독의 '남편들',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정리했습니다.줄거리 — 황당한 설정, 의외로 탄탄한 출발마약반 형사 황충식(진선규)은 수년간 쫓아온 신종 마약 조직의 두목 마도준(김지석)을 드디어 검거합니다. 문제는 그 직후에 터집니다. 충식의 전처 시내(강한나)와 딸 연주가 납치되고, 범인들은 마도준을 풀어주지 않으면 모녀를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협박합니다.여기서 극의 핵심 구도가 등장합니다. 시내의 현남편이자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 이민석(공명)이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