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부고니아를 보고 나서는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단순한 SF 스릴러가 아니었어요. 누가 맞고 틀렸는지 끝까지 판단을 유보하게 만드는 영화였고, 결말에서 그 판단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원작 《지구를 지켜라!》와 부고니아,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라졌나부고니아의 뿌리는 2003년 장준환 감독이 만든 한국 SF 영화 《지구를 지켜라!》입니다. 제가 직접 원작을 다시 찾아봤는데, 외계인을 의심하는 평범한 남자가 대기업 CEO를 납치한다는 뼈대는 놀라울 정도로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란티모스는 이 뼈대 위에 2020년대 미국의 맥락을 완전히 다시 입혔어요.원작이 IMF 직후 한..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별 기대 없이 들어갔습니다. 제작비 75만 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약 10억 원짜리 영화가 전 세계에서 5억 달러 넘게 벌어들였다는 말이 선뜻 믿기지 않았거든요. 근데 보고 나서 바로 수긍했습니다. 99년생 감독 커리 바커가 만든 공포 영화 , 2025년 9월 2일 국내 개봉작입니다.제작비 대비 600배 흥행, 그 비결이 뭘까요제가 처음 이 영화의 흥행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저예산 공포 영화가 제작비 대비 600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는 건, 마케팅이 잘 됐거나 아니면 진짜 잘 만든 영화거나 둘 중 하나잖아요. 직접 보고 나니 답이 나왔습니다. 후자였습니다.감독 커리 바커는 1999년생으로, 원래 배우이자 코미디언, 유튜버로 활동한 인물입니다. 2024년에..
6년 전 1편을 보고 나오면서 "속편 나오면 꼭 보러 가야지" 했던 영화가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6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엄정화와 박성웅의 티키타카는 여전했고, 크루즈라는 새 무대는 비행기보다 훨씬 넓고 화려했습니다. 가볍게 웃으러 갔다가 생각보다 꽉 찬 액션에 놀랐던 그날의 기억을 풀어봅니다.6년 만의 귀환, 크루즈로 무대를 넓히다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는데, 오프닝부터 전편의 하이라이트를 짧게 요약해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부분 덕분에 1편을 오래전에 본 저도 "아, 이런 설정이었지" 하고 금방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시퀄(sequel), 즉 동일한 세계관과 인물을 이어받은 후속편이지만 줄거리가 독립적으로 구성된 방식인데요. 여기서 시퀄이란 전편의 캐릭터와 세계..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2023년 가 개봉했을 때, 설마 MCU 역사상 최저 흥행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결국 그 불안한 감이 맞아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그 여파가 제작 무산이라는 결말로 이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MCU 최저 흥행, 숫자로 보는 처참한 성적표제가 처음 의 최종 흥행 수익을 확인했을 때, 눈을 의심했습니다. 제작비 약 2억 7,500만 달러를 투입한 작품이 글로벌 흥행 수익 2억 600만 달러에 그쳤으니까요. 제작비도 건지지 못한 겁니다. 손익분기점(Break-even Point)은 통상 제작비의 두 배 이상으로 책정됩니다. 여기서 손익분기점이란, 마케팅비와 배급비 등 부대 비용을 모두 회수하기..
솔직히 저는 딸아이가 디즈니 공주 영화를 좋아할 거라고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일 좋아하는 영화 뭐야?" 하고 물어봤더니, 겨울왕국도 인어공주도 아닌 라이온킹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1994년에 개봉한 89분짜리 애니메이션이 6살 아이의 마음을 이렇게 단단히 붙잡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딸은 공주를 좋아할 거라는 편견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이의 취향을 성별로 예단하는 건 꽤 위험한 착각이었습니다. 딸이니까 예쁜 드레스와 왕자님이 나오는 공주 서사를 좋아할 거라고 지레짐작했는데, 우리 아이는 오히려 사자와 하이에나가 뛰어다니는 정글 이야기에 더 열렬히 반응했습니다.아동발달 전문가들은 이를 '자기동일시(self-identification)' 메커니즘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자기동일시란..
우디 앨런 감독의 (2011)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벤저스에서 로키를 연기한 톰 히들스턴이 피츠제럴드 역으로 등장하는 걸 보고 반가움에 집중했는데, 끝나고 나서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단순한 파리 감성 영화가 아니었으니까요.줄거리: 자정마다 열리는 시간 여행의 문주인공 길은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약혼녀 이네즈, 그리고 공화당 성향의 예비 장인어른 부부와 함께 파리를 찾지만, 이 여행에서 길의 속마음은 내내 따로 놀고 있습니다. 소설가로 전향하고 싶다는 꿈은 이네즈에게 번번이 묵살되고, 파리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도 말리부를 원하는 이네즈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 초반부는 단순한 커플 갈등..